히 습득하기 시작하는가 하면 정서불안인 마냥 문을 열고 문턱이 닳도록 돌아다니는 행동 또한 많이 줄어들었다. 조금 나아지는 모습에 티에리아는 다시금 그에게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고, 어느정도 솔레스탈 빙은 정상궤도를 유지하기 시작했다. 이런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록온은 탐탁찮은 눈으로 상황을 볼 수 밖에 없었다. 티에리아나 자신의 잔소리는 몇 번을 반복해도 씨알도 먹히지 않았는데 비해 세츠나는 한방에 그를 바로 잡았다. ..그렇다면 알렐루야는 세츠나가 자신을 잡아주길 기다리지 않았을까. ..아니면 단지 세츠나가 순혈종의 이노베이터의 힘으로 정화 시켰나?...에라이, 집어치우자. 아파오는 머리에 록온은 고개를 몇 번 젓고는 담배를 꺼내려 뒷 포켓에 손이 갔다. 하지만 손에 느껴지는 것은 담배 케이스의 딱딱한 느낌이 아닌 자신의 둔부였다.
“... ... 아... ... ...교관님!! 니코틴은 내 활력손데!!!”
“록온, 금연, 금연!”
좁은 톨레미 안에는 록온의 절규로 가득찼다.
Noname.
Allelujah Haptism x Setsuna F Seiei
Write by. Chei
“저기, 세츠나.”
정찰을 마치고 격납고를 막 나가려는 세츠나를 누군가가 붙잡았다. 고개를 돌리자 덜덜 떨리는 손으로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고 있는 이를 보았다.
“록온 스트라토스.”
“...교관님께는 비밀로 해 줘.”
“..용건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합장하던 록온의 표정이 살짝 굳으며 사뭇 진지해 졌다. 심각한 이야기라도 하는 것인가. 록온은 주위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세츠나. 알렐루야에게 무슨 소리를 했길래 제 정신으로 돌아온거야?”
“...별말 하지 않았다. 주먹 하나 날렸을 뿐. 너도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싶다면 흔쾌히 때려줄 수 있다.”
“...농담이 늘었구나, 세츠나.”
록온은 쓰게 웃으며 재빨리 담배꽁초를 비벼 껐다.
“알렐루야 합티즘이 신경 쓰이는건가.”
“아..아니, 그건 아니지만. 정작 내가 신경 쓰이는건 너야, 세츠나.”
“...?”
어떤 행동을 하든 다른 마이스터들에게 신경을 쓰게 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자신이 한 잘못이 있나 다시 곰곰이 생각 해 봤지만 소용없었다. 정말로 아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는데. ..알렐루야 합티즘을 한 대 구타한 것 빼고는.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한다....”
록온은 머리를 긁적이며 생각을 해 보았다. 최근 알렐루야가 제정신을 찾은 것은 감사히 여기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다시금 다정히 대하는 것 또한 좋았다. 포지션도 한 치의 오차 없이 수행 하는 것을 봐서는 완전히 돌아온 것 같은 착각을 품게 했다.
그 착각이 깨진 것은 알렐루야가 자신에게 말한 것과 그간의 관찰이었다. 격납고에서 수정된 포지션을 익히고 있었을 때 알렐루야는 갑작스레 다가와 그동안 민폐 끼쳐서 미안하단 말과 세츠나 덕분에 정신을 바짝 차렸다고 했다. 아니, 그것까진 좋았다. 솔레스탈 빙에게 있어서는 그건 희소식이 아닐 리가 있겠는가. 하지만 나와 티에리아가 말한 것은 말이 아니고, 세츠나가 한 말만 말이라는 것인가? 그건 아닐 것이다. 분명히 무언가가 있다. 세츠나를 끈덕지게 쳐다보던 알렐루야의 시선이 심상치 않으니까. ..아까 생각한 것처럼 세츠나가 자기를 잡아주기를 바란 것일까.
“쓸데없이 날 부르고 싶었다면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하고 싶군.”
“아..아니, 그게 아니야! 그냥... 알렐루야를 조심하라고.”
“조심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렇게 치면 너도 티에리아 아데도 하나같이 경계해야겠지.”
“아.....”
역시 융통성 없는 꼬마의 말에 머릿속이 아득해져 왔다. 그렇다면 말해도 소용이 없나. 머리를 두어번 긁적이더니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알렐루야는 널 동료 마이스터 그 이상으로 생각할지도 몰라.”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이다, 록온 스트라토스. 시덥잖은 소리를 들을 시간이 없다.”
“그래도, 조심 하는 것이 좋아, 세츠나. 이건 진지하게 하는 말이야.”
“......그의 머릿속은 진심으로 마리를 잃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 그 전에 그렇게 조바심을 내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 해 주지 않는다면 나로서도 네 말을 들을 이유가 없다.”
세츠나는 끝까지 융통성 없는 발언을 한 후 격납고를 유유히 나갔다. ....말을 죽어도 안듣는 쪽은 알렐루야가 아니라 세츠나 일지도. 록온은 답답한 마음에 다시 담배를 꺼냈지만 교관님이 올 것 만 같은 느낌에 다시 담배를 넣고 주머니 깊숙한 곳에 숨겼다.
“..저 꼬마를 어찌해.”
록온은 손바닥으로 자기 얼굴을 한번 쓸어 내렸다. 딱히 챙겨줘서 세츠나가 자기를 바라본다거나 하는 그런 소설같은 이야기 있을 리가 없지. 그 전에 그에게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건담 마이스터중 가장 막내이기도 하니 자연스레 챙겨주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번의 말은 내가 너무 넘겨 짚은건가. 오랫동안 쪼그려 앉았더니 고통을 호소하는 무릎을 짚고 일어나 고개를 들었다. 반쯤 꺼진 격납고의 조명 아래에 보인 것은 아리오스 기체 뒤에서 나온 알렐루야 합티즘이었다.
“어...알렐루야. ...있었구나.”
갑자기 어색해지는 분위기에 애써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다 들었어?”
“아..예. 다 들어버렸어요, 죄송합니다- 들어버려서.”
알렐루야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 이후는 정적이 무겁게 격납고를 맴돌았다.
“...저는 록온씨가 그런 말씀을 하실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물론, 제가 민폐라면 죽어라 끼쳤지만...”
“아...아니. 그건 아니야, 알렐루야.”
“티에리아씨나 록온씨가 해 주신 말씀은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있어요. ...다만, 마리를 잃은 충격이 저에게는 정말 컸나봐요. 머릿속이 깜깜해지고 말거든요. 여..역시 민폐라면, 솔레스탈 빙을 나가는 것이...!”
“워워, 그런소리는 하지 마. 널 왕따 시킨다거나 하는 의미로 한 말은 아니었어. 다만, 너무나도 빠르게 원 상태를 유지한 것이 놀라워서 세츠나에게 물어 본 것 이었어.”
그리고 네 시선과 눈빛에 대한 것도 묻고 싶었지. 라는 말은 마음속으로 꾹 삼킨 채 알렐루야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티에리아가 마이스터의 자격이 없다는 둥 한 말은 담지 않았으면 해. 그녀석도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닐테니까.”
“...감사해요.”
록온의 말에 웃으며 대답한 알렐루야지만 록온은 다시 그를 의심했다. 마치 가면을 쓰고 웃는 느낌. 확실히 ‘예전의’알렐루야와 다르다는 것을 알 것만 같았다.
“..뭐, 내가 했던 말 또한 담아두지 마. 다시 말하지만 빨리 원상태를 유지해서 혼란스러웠거든. 조심하란 말도 언제 네가 이상 행동을 보일지 몰라서 우려심에 말한거니까-”
“네. 전 이미 담아두지 않았으니 걱정 마세요.”
“...하지만.”
록온은 담배를 꺼내 라이터에 불을 붙였다. 불이 붙은 담배는 연기를 내며 타들어갔다.
“세츠나에겐 다가가지 말아라.”
“...?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항상 세츠나를 보고 있길래, 그냥.”
“아.. 제가 그랬나요?”
“아니면 우연히 다른 곳을 쳐다보는데 세츠나가 있는 곳 뒤에 있다거나 했겠지. 이것도 괜한 말. 담아두지 말아-”
보는 곳이 천장이나 벽이 아니라면. 이라는 말 또한 꾹 담아 넣곤 록온은 사람 좋게 웃으며 손을 두어번 흔들었다.
“난 담배나 마저 태우러 가련다. 정찰하느라 수고했어. 가서 쉬어-”
“먼저 실례할게요-”
알렐루야 또한 사람 좋게 웃으며 인사를 한 후 격납고를 나갔다.
“...컨트롤을 했어야 하는데.”
어른의 눈은 역시 날카롭다 해야 하나. 록온 스트라토스가 눈치 채다니. ...내가 너무 허술했었나. 아주 조금은 성가시게 될 것 같다. 그가 세츠나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그 또한 세츠나를 노리고 있던거겠지.
“...질 수 없어. 그런 놈 따위에.”
불이 꺼진 복도에 색이 다른 두 눈이 별빛에 섬뜩하게 반짝였다.